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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JTBC 기동이슈팀 김지성 기자입니다.
작년 전형은 서류-필기-역량평가-현장실습평가-임원 최종면접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기억나는 대로 작년 전형 과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서류]
자소서 문항마다 저 자신을 한 키워드로 요약해 설명했습니다. 키워드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일상의 에피소드도 재밌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필기]
논술 주제는 ‘저신뢰 사회’였습니다. 입시·채용 비리를 예로 들어 글을 풀어나갔습니다. 작문은 사진 두 장 중 한 장을 골라 써야 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압록강 물을 뜨는 국군’ 사진을 골랐습니다. 사진 속 군인의 손자를 화자로 설정해 썼습니다. 논술·작문을 쓸 때는 ‘차별화’에 중점을 뒀습니다. 다른 지원자와 겹치지 않는 저만의 생각을 담으려 했습니다. 문장은 최대한 간결하게 썼습니다.
[역량평가]
현장 기사 쓰기-카메라 테스트-토론-PT 평가가 있었습니다. 토론 주제는 조별로 달랐습니다. 저희 조 토론 주제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었습니다. 풍부한 사례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현장실습평가]
중앙일보와 JTBC에서 각 1주씩 선배들의 지도를 받으며 지냈습니다. 평가 받는다기보다는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습니다.
[임원 최종면접]
‘왜 기자가 되고 싶은지’, ‘왜 중앙일보·JTBC 기자여야 하는지’. 이 두 가지를 생각하며 면접 준비를 했습니다. 면접에 들어가서는 당당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지난해 전형 과정을 복기해봤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중앙일보·JTBC에서 뵐 수 있길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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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저는 111년 만의 기록적인 무더위를 온몸으로 버텨내며 현장을 돌아다니는 인턴기자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더위는 견딜 수 있으니 기자만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났습니다. 감사하게도 JTBC 기자가 되어 이 글을 쓸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아직도 헤매는 막내 기자인 제가 ‘선배’란 이름으로 글을 쓰려니 민망하기도 합니다. 사실 제가 각 전형 과정에서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저도 잘 모릅니다. 제 방식이 정답도, 지름길도 아닐 겁니다. 하지만 준비생이었을 때를 떠올려보면 공채 전형에 관한 정보는 찾고 또 찾아도 부족한 느낌이었어요. 저도 그랬듯, 막막한 마음으로 이 페이지를 찾았을 여러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솔직해도, 담백해도 괜찮아
자기소개서 두 문항 중 분량이 많은 첫 번째 문항은 부음기사 형식으로 저를 소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처음엔 훌륭한 기자로 살다 노년에 죽는 설정으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글이 잘 써지지 않았습니다.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 쓰다 보니 허황되고 과장됐단 느낌이 들었습니다. 고민 끝에 20대에 사망한 언시생 이야기로 바꿨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모습을 솔직하게 담는 게 차라리 낫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꿈과 포부 없는 지원자로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합격했습니다. ‘자기소개서엔 본인 모습을 솔직하게 잘 보여주면 된다’는 말, 믿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중앙그룹에선 특히 더 ‘새롭게’
중앙그룹 필기시험에서는 새로움, 독창성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중앙그룹 입사 가이드북'에도 그런 내용이 강조돼 있습니다. 실제로 합격 후 동기들 얘기를 들어보니 공통적으로 필기전형 글의 소재나 사례, 발상이 참신했습니다.
논술의 경우 저는 서로 신뢰하지 못하는 여성과 남성(젠더 갈등)의 이야기를 썼습니다. 사례로는 범죄 피해를 입을까 두려워 택배 상자에 남자 이름을 지어 쓰고 주문 상품을 망치, 톱 같은 것으로 표시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썼습니다. 작문은 히잡의 시선에서 가부장제를 꼬집는 글을 썼습니다. 논술보다는 작문이 눈에 띄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필기전형이 제게는 가장 큰 난관이었는데요. 그래서 기본적인 부분만이라도 놓치지 않으려 했습니다. (1) 시간 안에 완결된 글을 써내자 (2) 새로운 소재나 독특한 설정을 떠올리자 (3) 정해준 형식과 분량은 꼭 지키자 이 세 가지를 되새겼습니다.
▶나를 알리되 JTBC를 향한 마음(♥)도 보여주자
“이희령 지원자 자기소개서엔 인턴으로 일했다는 다른 언론사 얘기는 많이 있는데 JTBC 얘기는 별로 없네요. 우리 회사에 대한 애정이 부족한 건 아닌가요?” 최종 면접이 끝나갈 때쯤, 갑자기 들어온 질문이었습니다. 당황했습니다. JTBC에 합격하고 싶은 마음, 정말 간절했습니다. 애정도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콕 집어 ‘애정 부족’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해명(?)을 잘 하고 면접을 마쳤습니다.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는 전형 중에 제가 누군지 알리는 데만 집중했더군요. 면접 후에야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공채는 결국 오래 함께할 구성원을 뽑는 과정이란 당연한 사실을요. 자기소개서든 면접에서든 JTBC의 어떤 점이 좋은지, 내가 왜 이곳을 선택했는지 자연스럽게 알리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얼마나 뛰어난 분들이기에 이 좁은 관문을 통과했을까.’ 이곳에 올라온 선배들의 글을 읽으며 매번 했던 생각입니다. 팁을 얻고 싶었는데, 들어올 때마다 제 자신이 작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던 저도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여러분들께도 열려 있는 JTBC의 문, 활짝 열고 들어와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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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시’ 공부를 시작해 작문 수업을 처음으로 듣던 때를 기억한다. 한 강사는 작문과 논술에 유용하다며 유명 작가들의 문장을 정리한 유인물을 나눠줬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나 김훈의 ‘칼의 노래’의 첫 문장 등이 정리되어 있었다. 강사는 한 수강생이 이 문장들을 달달 외워 시험에 합격했다고 말했고, 몇몇 수강생들은 다음 작문 과제에서 그 문장을 잘 반영한 글을 제출했다. 강사는 몇몇 작품을 언급하며 수강생 중 읽어본 사람이 있냐고 물었는데, 이름을 대기만 하면 알 정도의 작가들이었지만 실제로 읽은 사람은 한 손 안에 꼽았다.
벌써 작년의 일이다. 사회부 기자로 하루하루를 버겁게 넘겨온 지 9개월이 되어 간다. 평가 내용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싶어 몇 자 적어본다. 미래의 동료 분들께서 참고해주시면 좋겠다.
지난해 서류평가에서는 작문이 포함됐다. 첫 번째는 자신의 부음 기사를 작성하라는 문항이었다. 기사인 만큼 한 사람을 직접적으로 평가하고 설명하기보다, 업적과 행위를 보여주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 문항인 ‘가장 좋아하는 문장을 패러디해 자신의 인생관을 설명하라’에서는 프랑스 비평가 뤼시앙 골드만의 문장을 비틀었다.
필기시험에는 랩탑이 제공됐다. 논술은 ‘저신뢰사회를 보여주는 최근 사례나 사건을 제시하고 원인과 해결방안을 서술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유사 언론인들의 등장과 득세, 그리고 특정 사건 피해자에 대한 사람들의 조롱을 사회적 현상으로 제시했다. 원인으로는 사회 양극화와 계급적 불평등, 사회 공동체의 해체 등을 짚었고, 최장집 교수를 인용하며 해결책을 썼다. 작문에서는 두 개의 사진 중 하나를 선택해 글을 써야 했다. 나는 군인의 사진을 보고 6.25에 참전했던 외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적었다.
현장 및 합숙평가 키워드는 ‘광화문’이었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주제라 급히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라는 주제를 잡았다. 이때 쓴 기사로 나중에 PT를 진행하게 된다. 잘 쓰는 것만큼 자신이 쓴 기사의 문제점을 자각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토론은 말을 더듬더라도 팀원들과 조리 있게 말을 주고받는 게 좋다. 혼자 앞서 가려 하거나, 남을 공격해 점수를 따려는 행위는 추천하지 않는다.
2주간의 실습평가에서는 어느 부서로 배치 받는지, 어느 선배와 일하게 되는지에 따라 경험하는 것이 크게 달라진다. 일을 잘하는 것보다 평소 어떤 태도로 일하는지, 무엇이 사실인지 구분할 능력이 있는지, 취재원들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 등이 평가되는 것으로 보인다. 최종면접은 실습평가 결과를 반영해 진행된다고 한다.
공개채용이 기자를 뽑는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많은 언론사 중에서도 중앙일보-JTBC는 꽤나 합리적인 공개채용 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회사 분위기가 반영된 게 아닐까 싶다. 모쪼록 새로이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행운이 함께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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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을 소중히 여기겠습니다
'언어는 특권이다.' 딱딱하고 따분한 말로 들리시겠지만 저는 요즘 이런 생각을 자주 합니다. 기자에게 말과 글이란 무엇일까요. 면접 스터디를 하다 보면 "약자들의 마이크가 되겠습니다"라는 말을 많이들 하시는데요. 저에게는 곱씹어볼수록 어려운 말인 것만 같습니다.
작년 실무평가 전형 주제는 '광화문'이었습니다. 광화문이라는 장소만 한정됐고, 사실상 자유 주제였습니다. 저는 '앉을 권리'를 주제로 기사를 썼습니다. 취재 시간이 단 2시간이었기 때문에 그나마 제가 평소에 잘 아는 것으로 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학생 때 광화문 지하상가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온종일 서 있고 나면 다음 날은 다리가 욱신거려서 걸을 힘도 나지 않았습니다.
"광화문은 누군가에겐 쉼의 공간이지만 누군가에겐 버팀의 공간이다"를 기사 골자로 잡았습니다. 시민들이 쉬는 공간인 카페와 광화문 교보문고 풍경을 스케치하고, 그곳에서 서서 일하는 점원들의 사례를 넣으면 이야기가 좀 되겠다 싶었습니다.
정작 현장에서 만난 점원은 딴소리를 했습니다. "직원 휴게실도 따로 있고, 사장님도 잘 해주세요." 온종일 서 있어서 힘들단 말을 줄줄 해줄 거라 기대하고 광화문에 나갔던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시간이 없어 마음은 급한데, 원하던 대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고민 끝에 질문을 바꿔봤습니다. "하루에 몇 시간이나 일하세요?" "점심시간은 따로 주세요?" "혼자 일하시고 있는데 교대 근무자는 언제 오세요?" 차근차근 묻다 보니 구체적인 현실이 보였습니다. 하루 최소 7시간은 서서 일하는데다 넓은 홀을 혼자 책임졌습니다. 카운터를 대신 봐줄 사람이 없으니 직원 휴게실은 쓰지도 못했습니다.
관찰한 내용도 기사에 반영했습니다. 점원이 신고 있는 신발은 등산화 비슷한 운동화였습니다. 발판으로 쓴다는 초록색 우유박스 위에 걸터앉아 쉬는 모습을 보고는, 스케치해 기사 리드에 녹였습니다.
그때 "힘들다"는 점원의 한 마디만 기다렸다면, 저는 아마 이 자리에 없었을지 모릅니다. 중앙일보JTBC 실무 과정에서 숨겨진 이야기를 듣는 방법을 조금은 터득했습니다. 첫째, 질문을 다양하게 던지고, 둘째, 자세히 관찰하고 셋째, 보이는 걸 그대로 믿지 않는 겁니다.
글을 쓴다는 건 특권입니다. 오늘도 한국 사회를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힘들다’ ‘부당하다’ 혹은 ‘어떤 사연이 있다’고 제대로 말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 숨겨진 이야기에 진심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정성이 있다면 기자가 되는 첫 단추를 끼우신 겁니다. 대단한 팁은 아니지만, 실무의 벽이 높게 느껴지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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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맘때로 달력을 넘겨봤습니다. 날짜가 적힌 칸 하나하나에 글씨가 빼곡합니다. ‘OO일보 서류마감’ ‘OOO 면접일’. 하나하나 정성스레 적은 일정입니다. 수많은 면접과 필기 일정을 기록하면서 당시의 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언젠간 기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보다 불안함이 앞섰던 기억입니다. 숱하게 필기전형과 면접에서 고배를 마신 탓입니다. 글 쓰는 게 두려워지기도 했습니다. 지금이라도 그만둬야한다는 생각에 이따금씩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이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글을 읽고 있는 분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아주 작은 정보나 조언을 얻기 위해 ‘아랑’ 카페를 드나들고, 중앙일보 홈페이지에 합격 수기를 찾아봤으니까요. 중앙일보 전형이 시작되고서부터 하루에 두 번씩은 선배들의 이야기를 읽은 것 같습니다. 웹사이트 주소마저 외우게 됐을 정도입니다.
지난해 겨울 최종합격 이후 수습기자 신분까지 벗었지만 아직도 얼떨떨하고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준비한 기간에 비해 빠르게 합격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중앙일보 기자’라는 타이틀은 제가 가진 글쓰기 실력에 비해 터무니없이 무겁다는 생각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그래서 후기를 써달란 부탁에 망설여졌습니다. 운이 좋았던 합격자의 글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펜을 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방문하시는 분들께 아주 사소한 정보라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입니다. 모쪼록 취사선택해서 필요한 정보를 유용하게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 논술ㆍ작문, 외우는 게 정답은 아닐 수도
기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언론고시’에 대해 티끌만큼도 몰랐습니다. 체계적 교육의 필요성 때문에 학원을 등록했습니다. 기억나는 팁 중 하나는 ‘글을 써두고 기억해두라’였습니다. 초고를 쓰고 수백 번 퇴고를 하면 자연스레 1500자 분량의 글을 암기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실제로 먼저 언론인이 된 선배들도 이 같은 방법이 효율적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말을 잘 듣는 학생이었습니다. 출제 가능성이 높은 논제들을 미리 써두고, 스터디에서 수많은 피드백을 거쳐 글을 암기했습니다. 비슷한 논제가 나왔을 때 ‘일필휘지’로 작성한 뒤 작문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일단 예상했던 논제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아 당황하기 일쑤였습니다. 아는 논제가 나와도 당황하고 긴장된 마음에 외웠던 글들이 생각나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완벽히 외운 글임에도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경우가 있었습니다.
결국 전략을 바꿨습니다. 가장 논란이 되는 시사 이슈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과 팩트만 외우는 방식입니다. 논제가 예상치 못해도 당황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바로 글의 개요를 짜는 연습도 했습니다. 특히 무리해서 유명한 문장을 인용하거나, 통계를 외워 그 주제에 끼워 맞추려는 습관을 버렸습니다. 그제야 필기시험에 하나둘씩 붙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전략은 중앙일보처럼 악명 높은 시험에는 더욱 효과적이었습니다. 무슨 논제가 나올지 며느리도 모르기로 유명한 시험이기 때문입니다. 미리 글을 준비해가지 않으니 논제가 이상해도 당황하지 않고 차근차근 글의 개요를 만들고 논술을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중언부언했지만, 결국 논술ㆍ작문은 각자에게 맞는 방법으로 준비하는 게 정답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입사시험 준비에는 ‘공략집’이나 ‘정석’은 없습니다. 지속적으로 결과가 좋지 않으면 유연하게 접근하는 것 또한 방법일 겁니다.
◆ 면접, ‘으른’들만이 느낄 수 있는 ‘바이브(Vibe)’
입사 전 이야기입니다. 기업 신입사원 면접에도 들어가는 연차가 꽤 되는 회사원과 식사자리였습니다. 넌지시 물어봤습니다. “기업 신입사원 면접에서 뭘 제일 많이 봐요?” 솔직히 식상한 대답이 돌아올 줄 알았습니다. 회사 인재상과 가장 근접한 사람? 젊고 패기 넘치는 사람? 근면성실하고 빠릿빠릿한 사람? 돌아온 말에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그 사람에게 느껴지는 숨겨지지 않는 바이브(Vibeㆍ분위기)가 있어요.”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그 말을 곱씹어봤습니다. 한창 면접 준비 때 선배들의 이야기에도 나온 말들입니다. “자신을 꾸미려고 하지 마라”는 조언입니다.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과 근접한 것처럼 연기를 하는 게 좋은 전략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면접관들을 속일 만큼 연기를 잘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중앙일보ㆍJTBC의 면접에서도 이 점만 기억했습니다. 스스로 꾸밈없고 가식 없는 사람인 점을 어필했습니다. 면접장에 들어온 선배들에게 원하는 모습에 끼워 맞추지 않았기 때문에 통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실습평가, 너무 큰 부담은 독(毒)
2주간 실습평가는 말 그대로 조직에 적응할 수 있는지 보는 과정입니다. 한 주는 중앙일보에서, 다른 한 주는 JTBC에서 진행됩니다. 선배의 지시를 잘 이행하는지,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는지 선배들의 평가를 거치는 과정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임했습니다.
실제로 이 시기에 단독을 따내거나 완벽하게 기사를 작성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선배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오히려 과도하게 긴장하거나 쓸데없는 일들로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 최종 면접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최종 면접은 순전히 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모 언론사 최종면접에서 낙방한 뒤 중앙일보ㆍJTBC에서 합격한 뒤로 그렇게 결론 내렸습니다. 입사를 앞두고 회사의 가장 높은 직함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에 들어야합니다. 그 사람들이 어떤 이미지를 좋아하는지, 어떻게 대답하기를 원하는지, 입사한 후인 지금도 저는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최종 면접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어차피 숱한 허들을 뚫고, 수천 명의 지원자와의 경쟁에서 이겼으니, 가진 것을 그대로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입니다.
◆ “언론고시, 그거 2호선 내선순환 열차라며”
기자가 되겠다고 했더니 한 친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언론고시는 2호선 내선순환 열차랑 비슷하다고 들었어. 기차가 빙빙 돌다가 언제 어디선가 내리는데, 그게 어디인지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기자가 되기 위한 과정은 ‘언론고시’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힘든 여정입니다. ‘유리 멘탈’인 제가 영겁의 시간이 될 수 있는 과정을 버틸 수 있겠느냐고 주변에서 걱정했습니다.
실제로 준비하는 동안 많이 흔들렸습니다. 숱하게 시험에 낙방하면서 암담한 마음이 저를 집어삼켰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최종면접에서 낙방했을 때는 며칠간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가끔은 이 길을 선택하게 된 자신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이라도 다른 직업을 준비해야하나 수없이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많이 부족한 저조차 결국 기자가 됐습니다. 저보다 재능 있고 글 잘 쓰는 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인내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간 ‘2호선’ 어디선가 내려서 기자라는 타이틀이 적힌 명함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것이 꼭 중앙일보 로고가 있는 명함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장에서 꼭 뵙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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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상’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본사 신입사원 교육대로라면 저희 회사엔 인재상이 따로 없습니다. “중앙일보ㆍJTBC에는 왜 인재상이 없나요?” 합격 후 ‘경영자와의 만남’ 시간, 동기 하나가 물었습니다. 홍정도 사장, 손석희 대표가 웃으며 툭 던진 대답은 이랬습니다. “어차피 사람은 전부 다를 수밖에 없는데 인재상이란 틀에 구겨 넣을 필요도, 그럴 생각도 없다.” “힘들게 5차씩이나 스크리닝해 뽑았으니 여러분 스타일대로 하면 그게 곧 우리 회사 스타일이다.”
확실하게 알았습니다. 이곳은 제시된 틀에 맞추기보단 나만의 틀을 제시하는 사람, 그래서 다른 사람의 틀 또한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는 것을요. 굳이 단어로 표현하자면 ‘다양성’ 정도가 될까요. 다양성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애정은 기나긴 전형 내내 잘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부음기사’, ‘내 인생의 문장’, ‘나를 키운 8할은 ○○이다’ 같은 자기소개서 문항부터 지난해 논제였던 ‘저신뢰 현상’, 악명 높았던 2017년 논제 ‘남한산성’의 공통점은 지원자의 개성이 여과 없이 드러나는 질문이란 점입니다. 언시생이라면 순식간에 논거 서너 개를 떠올릴법한 뻔한 주제는 좀처럼 나오지 않죠. (단 제가 보고 들었던 최근 몇 년간의 경험에 한해서입니다.)
경력이 없다는 점이나 남들은 잘 안 할법한 시도 같은 것도 하자가 되지 않습니다. 저는 그 흔하다는(제게는 전혀 흔치 않았습니다만) 인턴 경력 하나 없이도 이렇게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자유 취재 2시간 땐 ‘신입 주제에’ 뜬금없이 청계천 조형물을 취재해 거리예술 3부작 기획을 내놓기도 했고요. 물론 면접 때 “왜 이 주제를 골랐는지”, “(다른 중요한 것도 많은데) 왜 거리예술이 중요한지” 같은 원론적인 질문 공세를 받았지만요. 틀에 박힌 생각을 가진 곳이었다면 신입 채용에서 사회 기사가 아닌 문화 기사를 쓰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겁니다.
이야기를 구구절절 늘어놨습니다만, 그리 복잡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인재상이 없는 점을 ‘누구나 웰컴, 대신 널 잘 팔아 봐’로 해석하시면 된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저 또한 여러분처럼 채용 페이지를 닳도록 들락이던 때가 있었거든요. 그때는 회사가 어떤 사람을 뽑고 싶어 하는지 단서 하나하나가 소중해서 인재상이 없는 게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런 거창한 데다 재미없기까지 한 틀보다는 소박하더라도 자기만의 이야기, 자기만의 특기 분야를 들려주는 사람이 기자로서 훨씬 더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잘 전달하는 좋은 기자가 될 테니까요. 과감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팔아보세요.
그럼 현직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얼른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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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할 게 있습니다. 사실 전 언시생의 정석(定石)과는 먼 사람입니다. 필수코스라는 언론사 인턴도 학보사 경험도 없습니다. 언론고시라는데 저는 운좋게 첫 시험, 정말 가고 싶던 중앙일보‧JTBC에 합격했습니다. 그래서 쓰다 지우다를 반복했습니다. 멋진 척하며 글을 쓰기엔 선배들의 이야기를 보러 찾아온 친구들이 어떤 마음일지 잘 알기 때문입니다. 저에겐 1박 2일 합숙면접이 가장 두려운 전형이었는데요. 제가 선배의 이야기를 달달 외우던 그때를 생각하며 써보겠습니다
1. 기사쓰기
시청 인근 지도를 주고 기사를 써오라는 미션이 주어졌습니다. 취재할 시간은 2시간. 가장 먼저 생각나는 아이템은 제쳤습니다. 지도에 보이는 덕수궁으로 한복과 외국인 관광객 관련 아이템을 쓰는 지원자가 많을 것 같았습니다. (합숙에 가니 실제로도 많았습니다) 일단 시간이 없으니 밖에 나가서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렸습니다. 그러다 구두 무리를 발견했습니다. '담배타임'을 갖던 직장인들이었습니다. 옆에 반쯤 열린 구둣방이 보여 홀린 듯 들어갔습니다. 주인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다 직장인들이 양복을 잘 안 입어서 장사가 안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직장인 복장 자율화와 구둣방을 연결해 르포형 기사로 만들었습니다.
2. 토론면접
제비뽑기로 주제를 고르고 4~5명이 토론을 합니다. 여기서는 합 맞추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토론 전 5분의 준비시간에 그사이 주장과 근거를 공유해야 합니다. 티키타카가 잘되는 조일수록 토론의 질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면접관에게 우리의 '실속있는' 토론을 보여준다는 생각을 하면 편할 것 같습니다.
3. 면접, 100점짜리 대답은 없다.
첫 면접, 떨지 말라고 우황청심환을 먹었는데 약효 때문이었을까요. 앞으로 닥칠 위기는 알지도 못하고 싱글벙글 웃으면서 면접장에 들어갔습니다. 가장 먼저 쓴 기사를 브리핑했습니다. 곧이어서 압박질문이 시작됐습니다. 남북정상회담 관련 소식이 갑자기 들려왔다 가정하고 앵커멘트를 30초 해보라는 갑작스러운 주문이었습니다. "속보입니다!" 그냥 일단 던지고 봤습니다. 어영부영 당황하기는 싫어서 대뜸 친 말에 면접관들이 동시에 고개를 들어 올렸습니다. 면접에서 이런 것까지 시킨다는 후기는 본 적이 없는데. 등 뒤에서는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면접 스터디에서 준비한 질문들은 거의 듣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더 솔직하게 대답할 수 있었습니다. 있어 보이는 척은 말고 솔직하게, 부족한 것은 인정하고 당당하게. 이게 제 모든 전형의 팁이라면 팁입니다. 면접관의 입맛에 맞는 100점짜리 답을 고르느라 망설이지 마세요.
평생 수습기자일 것만 같았는데 면 수습을 하고 선배들의 이야기를 쓰고 있네요. 매일 발제 고민에 허덕이지만, 좋은 선배들 밑에서 배우며 기자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을 친구들도 하루빨리 현장에서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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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잡은 게 아니면 안 되겠는데요.” 중앙일보-JTBC 역량평가가 시작된 지 3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종로타워 1층 스타벅스에서 펑펑 눈물을 쏟았던 기억이 납니다. 주어진 2시간 여의 취재시간 중 딱 1시간이 남은 상황. 그냥 둘러만 보겠다는데도 차갑게 거절한 공유오피스 관계자의 말에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의 눈빛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끅끅거리며 10분은 울었던 것 같습니다. 눈물도 다 짜냈겠다, 허탈한 마음으로 발끝을 응시하다 ‘여기서 끝내는 건 말도 안 된다’는 생각에 고개를 번쩍 들고 심호흡을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취재된 건, 아무것도 없음. 내가 쓰려는 기사에 꼭 관계자 말이 필요할까? 공유오피스를 이용하는 사람만 취재해서 쓰면 안 될까?’
차가운 표정의 관계자가 지키고 있는 공유오피스 앞이 아닌 1층의 엘리베이터 앞에 가서 섰습니다. “혹시 공유오피스 이용하러 가시는 건가요?” 친절한 인터뷰이 몇 명을 만나 관련 멘트는 땄지만 아직 새로운 시각이나 내용을 담기에는 부족했습니다.
허탈감에 다시 눈물이 나려던 순간, 종로타워 바로 앞 큰 글씨로 ‘임대’라고 쓴 플래카드가 내걸린 건물을 보게 됐습니다. 번쩍, 하고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생각. ‘공유오피스와 건물의 공실률을 엮을 수 있지 않을까.’ 평가장으로 돌아오는 길, 임대라는 글씨가 붙은 건물들을 발견할 때마다 심장이 뛰었습니다. 조금은 말이 되는 것 같아서. 빠르게 부동산 관련 관계자들의 의견을 취합했고, 시간 내에 무사히 역량평가에 필요한 자료들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1시간 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허탈감을 빠르게 내치고 정신줄을 조금이라도 잡은 결과였습니다.
무엇을 하던 ‘멘탈을 잡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말을 하려고 돌아왔습니다. 역량평가 과정뿐 아니라, 다른 입사 과정에서도 간혹 정신을 못 차리곤 했습니다. 스스로를 보면서 자괴감과 허탈감이 밀려오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호랑이 굴에 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는 진부한 속담처럼 허탈감을 빠르게 마음에서 비워내고 정신줄의 가장자리를 조금만 잡으면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는 걸 입사 과정을 통해 배웠습니다.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갑니다. 그렇게 한 달, 두 달을 흘려보내다 SNS 알림에 정신이 번쩍 듭니다. ‘1년 전에 올린 게시물’ 알림입니다. 취준생, 언시생의 서러움이 가득 담겨있는 게시물. 그땐 ‘도대체 언제쯤 명함이 생길까,’ ‘평생 내 이름이 들어간 명함 못 받아보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에 울적해지고는 했습니다. 그땐 판결문을 뒤적이며 정신없이 굴러가는 오늘과 같은 하루가 올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회전문이야. 돌다보면 차례가 오더라고.” 취준생이던 제게 누군가 했던 말. 이제야 그 말이 옳았다는 걸 느낍니다. 회전문 안에서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는 여러분에게도 곧 내릴 차례가 올 걸 압니다. 회전문 반대편에서 만나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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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웠던 경찰서에서의 겨울이 지나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이다. 내가 이 일을 돈 때문에 하는 게 아니구나.’
아직도 통장에 월급이 찍히는 게 신기할 따름이지만, 그보다 더 뿌듯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제 이름을 달고 기사가 나가는 일입니다. 달마다 봉급을 손에 쥐었을 때보다, 날마다 기사 하나를 써낼 때가 더 기쁜 건 참 다행입니다. 제가 오래전부터 가져온 기자의 꿈을 그대로 갖고 있다는 마음의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기자는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나’보다는 ‘우리’를 위해, ‘권력’보다는 ‘정의’를 위해 일합니다. 여러분도 이 꿈 때문에 기자가 되려고 하는 것 아닐까요.
지난해 늦가을에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시절 제게 글을 가르쳐주신 선생님께 최종 합격 소식을 들고 찾아갔습니다. 선생님께선 좋은 펜 한 자루와 함께 편지를 건네 주셨죠. 편지에 쓰인 ‘앞으로 올 겨울을 위해 온 마음과 몸을 바쳐 준비하고 견뎌라.’ 그때는 이 말씀의 의미를 잘 알지 못했습니다. 바라고 바라던 기자의 꿈에 다가간 게 꿈만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그 말씀의 뜻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이제 막 떠오르기 시작한 샛별 기자가 정말 좋은 기자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보내야 할 겨울밤은 아직도 한참 많습니다. 열심히 뿜어낸 빛이 사람들의 눈에 가닿을 때까지, 멀고 어둡고 차가운 우주를 헤쳐가야 합니다.
여러분도 저와 같은 꿈을 꾸고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앞에 놓인 우주같이 멀고 어둡고 차가운 길을 함께 갈 거라고 믿습니다. 우리의 기사로 시민의 앞길을 비추고, 발걸음의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될 때까지 묵묵히 달릴 겁니다. 같은 꿈을 가졌으니, 우리는 이미 동지입니다.
기사마다 제 이름과 연락처를 달아 놓는 게 이런 때 특히 쓸모가 있을 것 같네요. 전형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후배 여러분의 질문을 기다리겠습니다!